우연찮게 해당 모바일 게임에 홀딱 치여버리는 바람에 시작된 글. 정확히는 해당 게임 속 스토리가 보여주는 분위기가 맘에 들었었다. 해서, 최애캐를 메인 남주 삼아 이리저리 다듬고 덧붙여서 만들어 본 소설인데 온갖 각색이 늘어지다 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래도 어찌됐든, 시작한 일! 도중에 현생도 정신 없겠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관둘까 싶은 위기도 있었...
어린아이라도 된 것처럼 어물대며 끌려가는 내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하고 그걸 알게 된다는 사실에 묘하게 들뜨면서도 한편으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함이 뒤따랐다. 그만큼 미적거리는 걸음이었지만, 우리는 금세 수용소를 빠져나왔고 까맣게 해가 저물어버린 밤거리로 다다라있었다. 둘이서 손을 잡고, 퇴근길을 돌이키듯 답습하는 사이...
- 루엘 Epilogue. 고해 사람은 죄를 짓고는 못 산다고 했던가. 아니면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하는 게 맞았을까. 그날은 분명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 그런데 왜였을까. 시에라가 그레이 회사로 들어가고 난 뒤, 그녀는 한동안 수용소를 불편하게 여겼다. 데인이나 에덴의 얼굴을 보기가 껄끄럽다는 듯 피하는 눈치였는데, 나로선 차라리 잘된 일...
끙끙대며 고민한 끝에 꺼내놓은 말이 ‘연애하자’라니. 그 말 한마디에 귀까지 빨갛게 물들이고 내 눈치를 살피는 루엘은 답을 재촉하듯 맞잡은 손가락 사이 여린 살을 간질이며 꼼지락대고 있었다. 첫 만남에 그렇게 패악을 부렸던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러워 보이는 순간이었다. “…루엘, 너 보기보다 귀엽다? 근데 괜찮겠어? 기쁘긴 한데, 난 인간이라 수명도...
내가 돌연 주춤하고 서 있자 루엘은 이유를 안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에덴에 대해서는 쉽게 말할 수 없었기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때였다. 루엘이 손을 뻗어 내 뺨을 감싸고 고개를 들어 올려 눈을 맞춰왔다. 그는 습관처럼 보여주던 웃음기를 거둔 채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어디로 튀었나 했더니, 꼭 저같이 음침한 데 있으셨구먼? 이 변태 새끼! 너 때문에 며칠 뺑이 친 것만 생각하면… 시발, 넌 오늘 뒤졌어!” 길게 뻗은 목선 위로 자리 잡은 관능적인 문신. 장난기가 서려 있는 붉은 입술과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하얀 피부. 높은 콧대와 쭉 뻗은 콧날, 깊고 또렷한 눈매 속에 맹금의 그것처럼 빛나는 황갈색 눈동자 하며 기품있는...
- case by. 루엘 데인과 그레이. 그레이와 데인. 두 사람의 제안을 동시에 받게 된 나는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했다. 평범하게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싶어서 나름 맘을 독하게 먹고 여럿 외면하며 나온 수용소로 돌아간다는 것은 경우가 아닌 것 같았고, 그렇다고 아닌 척 독선적으로 굴던 그레이 곁으로 가는 것도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두 장에 걸쳐 빼곡하게 들어찬 정갈한 필체. 오랜만에 보는 어머니의 글씨는 변함없이 우아하고 기품이 넘쳤다. 두려움과 반가움, 그리움과 동경을 한데 불러들이는 필체 앞에 각오를 굳히고 차근차근 읽어내려가자 점차 예상과는 다른 내용으로 완성되었다. 꽃향기와 싱그러운 풀 내음이 숲속 어딘가를 떠올릴 만큼 은은하게 배인 편지 속에는 당신의 근황과 그간 전하지 못...
괜찮은 척 투덜대보려다가도 참담한 기분이 번지는 건 어쩌지 못했다. 괜한 울분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차마 우는 모습까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다정하고 예쁜 눈과 마주친 순간, 그대로 깊게 끌어안아 버렸다. 나와는 다르게 높은 체온, 달콤하게 번지는 향까지. 그녀는 여전히 설렘의 대상이었다. 그저 맞닿아 있는 것만으로 다른 생각 따위는 할 수 없게 만드는...
두 손을 합쳐놓은 정도의 아담한 크기. 아무런 장식 없이 수수한 모양새였지만, 그것이 곧 내 앞으로 온 물건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까이 갔을 때, 순순히 내어줄 줄 알았던 데인의 손은 상자 뚜껑을 누른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성급하긴. 얘기부터 들어. 원래는 평소에도 우한이 깊은 심한 널 생각해 평생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런 계기...
- 그레이 Epilogue. 되찾은 인연 수용소와의 공조 시스템이 구축되고, 어느 정도 적응기가 지나자 회사는 빠르게 안정되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도 잦았고, 시스템의 허점이 발견되기도 하는 등 정신없는 나날의 연속이었음에도. 데인의 공로가 컸다. 분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보다 경력 있는 사업가로서 검증된 수완과 안목이 뒷받침되어 있었고,...
내가 정식으로 취업한 이후, 그레이는 보란 듯이 데인과의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 과정에서 나의 선택은 모두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데인과 에덴은 눈에 띄게 아쉬운 듯 내키지 않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내 선택을 존중하겠다며 받아들였고 그 덕에 사업상 불이익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따금 데인의 심부름으로 찾아오는 에덴과 마주치기도 하면서 분위기도 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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